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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반차를 내셨고, 아빠는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하고, 그래서 금요일인데도 불구하고 회사를 다니시는 두 분이 집에 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집에 있으면 뭐하겠나, 바깥에 나가서 맛난 밥을 먹어야지. 그래서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생각을 하다가, 언덕 위의 하얀집. 영종도 맛집이라 꼽히는 유명한 사골칼국수집을 가기로 하였다.





CSJ_음식리뷰




 2020년 3월 6일 (금) 점심시간 / 인원 : 3명(가족) / 날씨 : 조금 쌀쌀






[ 조은전골칼국수 ]




영종도 내에서도 위치가 참 독특한 곳에 있다. 차나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꼭 지나치게 되는 곳인데, 사실 위치적으로는 오고 가고 한번씩 사람들이 보아서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좋은 위치다.


이러한 위치 때문에 꼭 가보고 싶어서 전에2번 방문했었다. 한번은 엄마랑 같이, 또 다른 한번은 최근 아빠랑 같이. 그런데 2번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먹어보지 못했다. 왜냐구...?





처음에는 한 2시 좀 늦게 도착했는데 사람이 안에 꽉 차있었다. 와, 과연 영종도 맛집이라 불리는 곳이라 사람 많구나. 하고 힘차게 들어갔는데 여성 분이 음식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하신다. 아아... 여기가 이런 곳이구나. 내심 눈물을 머금고 돌아갔다.





그리고 최근 일주일 전, 늦게 도착했던 게 문제였으니 12시 쯤에 재빨리 출발하였다. 이른 점심시간에 방문하는 거니 이번에는 드디어 먹을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감이 쑥쑥 커져있는 상태로 도착했다. 그런데, 안의 조명이 꺼져있고 문 앞에 내걸린 팻말과 음식점 앞에 차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 설마, 하는 불길함을 느꼈다. 자세히 보니 한 5일간 휴점한다는 이야기가 팻말에 적혀 있었다. 아아...





여기서 먹어볼 수는 있을까. 하고 오늘 3번째 기회드디어 성공하였다! 엄마와 아빠는 드셔보았지만 나는 이 곳이 처음 방문이었다. 맛있다고도 많이 들었고, 또 볼 때마다 차들이 세워져 있고 안에 손님이 있는 것을 보면 맛집이니까 저렇게 사람이 있겠지 하는 생각에 꽤 기대가 부풀어있는 상태였다. 







[ 메뉴 ]



[무한리필]

칼국수+보쌈(1인) : 9,000원

- 3~7세 : 3,000원

- 8~13세(초등학생) : 6,000원


[일반메뉴]

- 사골칼국수 6,000원

- 칼국수+맛보쌈 7,000원 < (우리가 주문한 메뉴)

- 보쌈 (小) : 10,000원

- 보삼 (大) : 15,000원

- 국물닭발 : 13,000원


메뉴는 생각보다 되게 심플한데, 칼국수 집 치고는 좀 색다르고 특이하다. 저 '무한리필' 이라는 부분이 보이는가. 칼국수와 무한리필의 조합이라니 쉽사리 접해 보지 않은 신선한 조합이다. 다만 한리필이 무조건 되는 건 아닌가보다. 


옆 테이블의 손님이 '무한리필로 시켰는데 여성 분이 말씀하시기를 지금 '무한리필'은 안된다고 하였다. 이유는 딱히 모르겠다.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나보다.






혹시 자신이 이 식당을 방문할 때 무한리필을 꼭 먹고 싶다고 한다면, 방문 전 전화를 걸어서 오늘 무한리필 되냐고 물어보시는 걸 추천한다. 



우리는 칼국수+맛보쌈 7,000원짜리 3개로 주문하였다. 

가격은 3인 21,000원 나왔다.






[ 내부공간 ]




- 안쪽 룸(좌식) 테이블 4개 : 최대 16명





- 홀 의자(입식) 테이블 4개 : 최대 16명


32명까지 수용한 식당이다. 화장실 여부는 사용해보지 않아 모르겠다.

홀쪽에는 TV와 세로로 큰 전신 거울이 배치되어 있다. 거울의 용도는 사각지대 방지인가...?






주방은 특이하게도 유리창 하나도 없는 오픈주방이다. 그래서 손님이 사장님이 뭐하시는 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고 반대로 사장님도 손님이 뭐 하고 계시는지 알 수 있다. TV를 저쪽에 설치해 둔 이유는 주방에서 일하고 나서 쉴 때 보려고 하지 않았는가 싶다.






원산지는 참고할 분은 참고하셔라.






반찬은 김치깍두기인데, 깍두기는 먹지 않아 맛은 모른다. 김치는 먹을만한데 도중도중 약간 향이 있는? 그런게 있긴 하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맛있어서 셀프로 리필하여 3번이나 받아와서 먹었.






리필하는 곳에 가보면 상추도 있었다.  이런; 고기 상추에 싸먹는 거 좋아하는 데 상추가 있는 것을 모르고 안 가져왔다. 흑흑. 다 끝나고 리필하는 곳에 가서 사진 찍으니 상추가 있는 걸 그제서야 발견했다ㅜㅜ





리필하는 곳은 주방 바로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1_ 가스레인지가 왜 식탁 위에 있지?



안에 들어와 자리에 착석했을 때,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이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가스레인지였다. 칼국수 집에 가스레인지가 놓여져 있는 지 의문은 있었다만, 일단 처음 와 보니 음식 나오는 걸 보면 저절로 알겠지. 라는 마음으로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음식점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숫가락, 젓가락, 그리고 물 세팅이다.





수저통은 각기 테이블 위에 있고, 물컵은 종이컵으로 사용한다. 







2_ 상당히 빨리 나온 고기. 맛은?




리가 자리에 착석한 건 1시 18분쯤, 그리고 고기가 나온 것이 1시 24분이다. 시간을 직접 재본 것은 아닌데 사진을 찍은 시간을 체크해보니까 6분 정도 가량 걸렸더라. 실제 체감상으로도 사진을 막 찍고 있는데 어느새 식탁 위에 고기가 놓여져 있는, 벌써 나와?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속도였다. 고기인데도 굉장히 빨리 나와서 신기했다.





몇점 나오는 지 세봤어야 했는데, 이미 3점 정도 먹고 찍은 사진이라 정확히 얼마나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고기는 사진찍은 걸로는 좀 퍽퍽해보이는데 실제로는 상당히 야들야들하고 부드럽다. 나는 치킨 먹을 때에도 뻑뻑살을 극혐(?)하여 안 먹어도 되는 상황이면 슬쩍 버리고는 할 정도로 뻑뻑한 살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있어 이 곳의 고기의 부드러움은 만족스러웠다.






고기의 크기는 보시다시피 작지 않고, 중간보다 좀 더 큰 사이즈이다. 고기를 무채와 같이 싸서 먹어도 좋으나, 김치에 싸먹는 것도 좋다. 다들 무채에도 싸먹다가, 김치에도 싸먹는 등 자신이 원하는 대로 쌈싸먹었다. 여기에 배추에 쌈장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 라고 적은 건 리필하는 곳에 상추와 쌈장이 있는 것을 몰라서였다. 흑흑. 상추 쌈 싸먹기 좋아하는 분들은 가져오시라.





개인적으로 느낀 단점이라면 좀 느끼하다? 라는 부분일까. 거의 끝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느글느글함을 느꼈다. 요게 부드럽게 삶으면 야들야들하고 부드럽고 잘 씹혀서 좋지만 무언가 느글거림이 올라오는 걸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마지막 한 점을 먹고 나서 그렇게 느꼈으니, 양은 딱 괜찮은 것 같다. < 아냐. 이거 쌈싸먹었으면 더 잘먹었을 수 있을 거 같은데 ㅠㅠ 상추에 쌈장이면 다소 해소가 되거든. 상추쌈 먹을걸 으아아아...








3_ '사' 칼국수였구나. '바지락' 칼국수와 다른 면모.






이윽고 26분, 고기를 해치우고 있을 때 칼국수가 떡하니 나왔다. 들어오고 나서 8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미리미리 음식을 싹 준비를 해놓아서 이렇게 빨리 나올 수 있던거겠지?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라. 무언가 기존에 보던 칼국수와는 다른 점을 느낀다. 뭐가 다르지? 생각을 하던 와중, 옆에 앉아 있던 엄마가 "바지락 칼국수랑 다르지?" 라고 말을 툭 던졌다.





아, 이거 바지락 칼국수 아니구나. 여태 영종도에서 먹었던 것은 다 '바지락칼국수' 였기에 칼국수를 먹으러 간다는 소식에 나는 당연히 여태 먹었던 것과 동일한 것인줄 알았던 것이다. 


여기는 '사골칼국수'다. 명칭부터가 애초에 달랐는데, 그냥 막연히 먹으러 올 생각에 이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사골칼국수라서 그런지 들어가는 재료가 버섯과 배추다. 그리고 아까 식탁 위에 놓여져 있던 가스레인지의 용도를 몰랐는데, 이렇게 큰 냄비에 담긴 칼국수를 가스레인지위에 올려 보글보글 끓는다. 이게 완전히 완성된 상태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예쁘게 재료를 넣고 플레이팅을 한 상태로 식탁에서 면을 익혀 먹는 방식이었다.





2~3분 기다려 면이 익는 것을 보고 먹었다. 옆에 있던 엄마 왈, 칼국수 면이 익은 걸 알 수 있는 방법은 하얀색 면이 '투명'해지는 것을 보고 먹으면 된다고 한다. 그 말에 나도 열심히 뚫어져라 면 색깔을 주시해보았지만 허허, 모르겠다. 그냥 가만히 있다가 받아먹었다. 







4_ 사골 답게 국물 맛이 확연히 다르다만, 취향이 갈린다.




아빠가 국자로 한움쿰 퍼다 주셨다. 국물을 보는데, 사골 국물의 특징인 흰색 국물과 더불어 기름 뜬 것 같이 올라오는 기포들이 눈에 띄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퍼 보니까 더욱 확연히 보인다. 맨 처음 국물을 먼저 떠 먹어 보았다. 우리가 알던 그 사골 국물 맛이 맞다. 





근데 난 개인적으로 그 라면... 뭐시기냐. 사리곰탕? 그 맛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그것보다는 확연히 진하다. 그렇다고 다른 음식점의 나주곰탕 정도는 아니다. 즉 


사리곰탕(라면) < 전골칼국수 < 나주곰탕


이런 느낌?




본제는 이러한 사골 국물이 맛있느냐? 인데, 나에게는 그냥 SO SO 였다. 뭐, 나쁘지도 않고 막 좋지도 않은? 내가 최근에 나주곰탕을 식당에서 먹었는데, 그 때의 국물은 원샷드링킹 다 마실 정도로 맛있었다. 그런데 이국물은, 막 그정도로 들이키고 싶을 정도의 맛은 나에게는 아니었다.



부모님은 잘 드셨다. 대체적으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5_ 면발은 딱 중간. 



발은 직접 핸드메이드로 만드신 듯 도중도중 넓적한 면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좀 울퉁불퉁하고 포만감을 주는 면을 선호하지 않는 모양이다. 미끈하고 매끈하고 쫙 빠지고 일정한 굵기와 마라탕처럼 특수한 케이스의 면이 아닌 이상 얉은 쪽을 선호하는 것 같다. 면은 나에게는 그럭저럭이었다.






오히려 이러한 수타면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면을 먹는 데에 부담없이 후루룩 들이킬 수 있을 것이다. 양은 충분했다. 고기를 먹고 면을 먹은 것을 감안해도 충분한 양이었다.







6_신선한 조합인데 뭔가 부조화스럽다. 




사골과 칼국수의 조합이라니 매우 신선하고 독보적인 메뉴이다. 다만 나에게는 좀 부조화스럽게 느껴졌다. 사골이면 깊고 풍부한 국물 맛에 속이 다 편안해지고 계속해서 먹고 싶은 중독성에 밥을 풍덩 넣어 쓱쓱 말아 먹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칼국수라면 바지락이 들어가 시원하고 개운하고 뒤끝 없는, 해물이 들어가서 깔끔한 그런 맛이 나야할 것 같다. 그게 나의 일종의 고정관념이다.





그런데 사골 국물과 칼국수 면의 조화는 이러한 나의 고정관념을 깰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내가 느끼기엔 건강이 튼튼해지는 느낌을 주는 진국 사골 국물에 갑자기 면이라는 포만감을 주는 밀가루를 끼얹은 느낌? 뭔가 조화롭지 않다는 생각이 먹는 내내 머리속에 맴돌았다.







나에겐 해물 칼국수쪽이 훨씬 더 맞는다. 

반대로 우리 엄마는 해물 칼국수 보다 요 사골 칼국수를 더 마음에 들어하신다


확실히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그러니 이러한 점을 참고하셔라. 






뭐, 이렇게 평가했지만 결론적으로 싹싹 다 잘 긁어먹었다. 

ㅎ...








6_ [ 조은 전골 칼국수 ] 결론은?




- 먹으러 오기가 힘든 영종도 맛집이다.

- 고기가 뻑뻑하지 않고 부드럽다. 신선하다. 

- '사골' 칼국수이기에 이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먹기를 바란다. 

'바지락' 칼국수가 아니기에 그 어떤 해물도 들어가지 않는다.

- 음식은 굉장히 빨리 나온다.

- 해물칼국수에 환장하는 사람이라면 사골 칼국수는 다른 맛이기에 맑은 국물을 기대하면 안된다.

- 나는 개인적으로 SOSO. 기대심이 커서 그랬을지도. 음식도 막 엄청 맛있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다만 확실한 건 가격 대비 고기의 질과 칼국수 양은 좋은 편이다. (고기+칼국수 7,000원) 가성비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