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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회사에 가지 않게 된 우리 부모님은... 자전거를 타고 나가자고 하신다. 하하, 우리 엄마와 아빠는 이렇게 꼭 쉬는 날에 운동을 하기 위해 밖을 나가려 하신다. 건강하셔서 참 다행이지만 그 건강함에 오히려 내가 죽어나간다. 난 집이 좋아 엄마 아빠... 우리 휴일에 좀 쉬자... 




CSJ_음식리뷰


 2019년 5월 1일(수) 점심시간 / 날씨 : 매우 좋음(따듯함) / 인원 : 3명(가족)


[ 영종도 황해 해물칼국수 2호점 ]





황해해물칼국수가 영종도 안에 1호점이 있고 2호점이 있는데, 우리 가족이 간 곳은 2호점이었다. 우리 가족은 11시 40분쯤에 식당에 도착했다. 자전거로 왔으니 한적한 곳에 세워두고 몸만 와서 번호표를 받았는데, 차를 가지고 온 사람은 주차장에 자리가 꽉 차서 손님이 빠지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입구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주차장 정리만 하는 직원 분을 고용한 듯 하다. 모자를 쓴 직원분이 주차장 길목 앞에서 작은 확성기를 들고 끊임없이 차를 안내하고 대기 시간을 크게 알리고 있다. 



우리가 대기표를 받았을 때 말해준 대기시간은 40분~50분이었다. 다른 식당에 갈까 살짝 고민을 하다가,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먹어보기로 하여 대기실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식당 앞 대기실은 40명 쯤 앉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하철처럼 양쪽 끝에 좌석이 쭉 늘어져있고, 큰 난로가 양쪽에 하나씩 있었고 위에는 열풍기가 곳곳에 달려있었다. 아, 겨울엔 진짜 춥겠구나. 이렇게 대기실 시설까지 구비해 놓은 점은 철저하다고 느꼈다. 30~40분 대기 후 드디어 우리 번호인 57번을 부른다.



[ 메뉴 ]

- 해물칼국수 : 10,000

- 산낙지 : 15,000

- 전복 : 16,000




해물칼국수 1인분에 만원. 다른 메뉴는 시키지 않았다. 모든 좌석이 다 꽉 차 있어 사람으로 바글바글했다. 처음 밑반찬은 3개를 세팅해 주신다. 칼국수 하면 무조건 빠질 수 없는 김치깍두기와 더불어 칼칼함을 더해주는 고추... 뭐더냐. 사실 난 손도 안대는 반찬이라 명칭조차 모른다. 





10분 정도 기다리자 드디어 황해 해물칼국수가 나왔다! 보이는 비쥬얼에 와, 놀라고 얼른 폰을 들어 사진을 찰칵 찰칵 찍었다. 몇시간에 걸쳐 자전거를 타고 와서, 번호표를 받고 몇십분을 기다려서, 들어와 또 10여분 정도를 기다린 후 드디어 맛을 보게 된 영종도 황해 해물칼국수는 과연 어떨까? 기대감을 가지고 면을 집어들어 입에 한움큼 집어넣었다.









1_ 어라, 면은 생각보다 별로...?



대기 번호가 우리가 받았을 땐 57번, 그 이후로는 80번까지 받은 것 같은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에 비해 맛은 그다지 별로였다. 우선 면. 내가 느끼기엔 면이 '포만감만 차지하는 옛날 면' 이라는 느낌을 확 받았다. 칼국수가 면이 쭉 뻗어 쫄깃한 면발도 많이 먹어봤는데, 여기 황해 해물칼국수 면은 울퉁불퉁하고 두툼하여 내가 보고 예상한 그대로의 식감이라 별 다를게 없었다. 이 면을 맛있게 먹으려면 김치라도 맛있어야 하는데, 김치도 그렇게 썩 맛있는 편은 아니라 갈수록 질려갔다. 마치 옛날 시골에 내려가서 먹는, 그런 투박함이 묻어나오는 칼국수 면이었다. 









2_ 국물도 그냥 그저 그래...


나는 면요리에 환장하는 편이다. 그래서 국물이 정~말! 중요하다. 사실 면이 별로여도 국물이 맛있으면 쑥덕쑥덕 잘 넘어가기 때문. 칼국수 하면 맑고 개운한 맛의 국물이 참 좋다. 그런데... 그저 그렇다. 그냥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그런 칼국수 맛이다. 부모님은 고추를 넣어 칼칼하게 드시는데, 난 국물 그 자체로 먹기를 선호하니, 칼칼함으로 맛을 중화시킬 수도 없었다.


 







3_ 바지락은 정말 많다!


면도 별로, 국물도 별로. 그렇다면 해물은? 면 위에 올려진 가리비는 4개였다. 3명인데 4개라니, 이득! 이러면서 열심히 해물을 먹었다. 새우도 4개 정도 보았던 것 같고, 황태도 곳곳에 있었다. 무엇보다 해물칼국수의 메인 바지락이 어마무시하게 많았다. 바지락 반, 면 반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바글바글하다. 확실히 이 집, 황해해물칼국수의 장점은 많은 양의 바지락에 있었다. 









4_ 그런데... 바지락 해감은?


바지락 칼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겪어본 상황이 하나 있다. 바로 '아그작' 하고 모래를 씹어본 경험이 있는 것. 바지락 해감을 식당에서 잘 한다고 해도 하나쯤은 잘 되지 않은 게 걸릴 때가 있다. 그럴때면 갑자기 기분이 팍 상하고 찝찝함이 솟구친다. 하도 그런 걸 많이 겪다보니 요즘은 딱 한번 씹을 때 모래를 씹는 느낌이 딱 걸리면 곧바로 뱉어버린다. 


요상하게 꼭 이럴 때만 나만 걸린다. 해감이 되지 않은 바지락이 2번 걸렸다. 퉤, 한번 뱉고, 열심히 먹다가 또 아그작. 모래를 씹은 느낌에 바로 또 뱉었다. 혼자 2번이나 걸리다니, 복권을 사야겠다. 농담삼아 넘겼지만, 기분은 괜히 좋지 않다. 또 큰 가리비 한 개가 닫혀있길래 열어봤는데, 으악. 짙은 회색 빛의 뻘인지 모래인지, 5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로 있었다. 혹시나 몰라 빼 놓은 채로 열어서 참 다행이다. 닫혀있는 조개나 가리비가 있다면 열지 않을 것을 강력히 권한다... 








5_ 부모님은 어느정도 만족하신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리 만족하지 못했다


먼저 면과 국물은 어디서나 먹어 볼 맛이었고, 바지락은 양은 많았지만 해감되지 못한 바지락 2번이 나에게 걸리며 호감도가 떨어졌다. 하필 나에게만 걸릴 게 뭐람. 밑반찬인 김치와 깍두기도 약간 신선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고, 실제로 맛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 원래 김치가 맛있으면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김치만 한 그릇 뚝딱 해버리는 나의 어마무시한 먹성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김치 한번 딱 맛을 보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이런 나와 달리 부모님은 잘 먹었다-라고 말씀하신다. 괜찮았다고 말씀하신다. 나의 입맛이 까다로웠던건지, 부모님의 입맛이 후했던건지는 알 수 없지만 평균적으로 식당에 찾아온 연령대는 꽤 높았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많이 오신 것을 보아 주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만족하시는 확률이 높은 것 같다.









6_ [ 영종도 황해 해물칼국수 ] 결론은?



- 양은 많은 편 (바지락이 푸짐)

- 나는 별로였지만, 부모님은 괜찮다하심.

- 전체적으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선호하는 편

- 개인적으로, 몇십분씩 기다리면서 먹을 맛은 아님

- 해감이 덜 된 바지락이 걸릴 수 있음 (혼자 2번걸림ㅠㅠ)

- 닫혀있는 조개는 열지 말 것. 한 가리비는 진한 회색 빛 모래? 펄?이 들어있어서 경악했음. 사진찍을걸.

- 한 번 쯤은 먹을 만 함. 먹고 나서 판단하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