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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1일차_ 완벽하려다가 무너진다.

category 블로그일기 2019. 4. 26. 23:34

 

블로그 1일차_ 완벽하려다가 무너진다.

 

 

일시 : 2019년 4월 26일 오후 10시 48분

 

 

 

 

 

수요일에 어벤져스를 보고 와서 그에 대한 줄거리와 감상평을 적었는데, 글 양만 한글2014로 8장이 나왔다(...)

그 글을 보고 수정하고 수정하고 수정하고 반복하고 있는데 끝이 안난다. 사진도 첨부해야 하는데...?

그래서 오늘 어벤져스 포스팅이 먼저 올라가야 하는데 시간 안에 불가능 할 것 같아 이 글 먼저 쓰게 된 것이다.

 

내 단점은 그거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가 결국 지쳐서 안하거나 못하게 되는 것.

 

 

이것 때문에 블로그는 물론 유튜브, 직장, 습관, 운동 등 스스로 여러가지를 말아먹었다.

아주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예전부터 인식을 해왔는데, 고쳐지지 않는다.

 

 

 

 

 

 

- 고쳐지지 않는 것인가,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인가?

 

 

 

고쳐지지 않는 것이라고 변명하고 싶지만, 고치기 위한 노력도 별로 안 한 것 같다.

아니, 별로 안했다. 거짓말을 하기엔 양심에 찔리는 걸. 나에게도 양심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놀라워어!

 

욕심이다.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 본인이 적당히- 라고 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데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해 부수고 찢고 지워버리고 다시 쓰고 그걸 반복한다. 하는 데에만 의의를 두고 행해도 결국 끝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종료시킨다.

 

그래서 고민했다. 이런 나를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별로 고민하지도 않고 내린 답은 '내버려둔다' 였다.

 

 

 

엥, 내버려두면 계속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에 지쳐 못하거나 안한다면서?

 

 

맞다. 그래서 계속 도중에 그만두었다. 지쳐서 그만두고, 변명하면서 그만두고, 흐지부지되며 그만두고, 까먹으면서 그만두고. 

그런데 웃긴건, 그래도 계속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완벽하려는 욕심을 못 버리기에 계속 그만뒀음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한 자괴감으로 몇일은 시체마냥 아무것도 안 하면서도, 결국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욕하면서 다시 시작한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했는데, 몇 번 이 짓을 반복하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누군가 말한 말이 기억이 났다. 작심삼일도, 계속하면 이어지는 거라고.

말도 안되는 괴변일지라도 나는 그걸 맹목적으로 머리에 되새기며 했다가 안했다가를 반복했다.

 

아, 안했네? 다시 하지 뭐.

아, 못했네? 다시 하지 뭐.

 

 

 

처음엔 다시 하면서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고 스스로에게 짜증나고 죽여버리고 싶고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소용돌이 치는데 하다 보니 어, 그럴 수 있지. 어, 다시 하면 되지 뭐. 더 잘하면 되지. 이렇게 되어버린다. 

 

신기하다. 참.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이런 것에도 적응이 되는구나 싶다. 완벽에 집착하던 내가 조금씩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이런 블로그 글은 완벽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여전하다. 그러니 원래 5분만 짧게 쓰려던 글이 이 지경이 되어가고 있지. 하하. '완벽'에 대한 나의 고질병은 고쳐지려면 멀었나보다.

 

 

 

 

 

- 그래서 결론이 뭔데? 

 

 

응. 난 나아지고 있고, 노력하고 있고, 실패해도 다시 할 것이라는 거다.

완벽하려다가 무너진다. 이 글의 제목과는 상반되는 결론이지. 

 

 

 

 

 

 

- 그냥 적당적당히 쓰면 되는 거 아니야?

 

그게 됐으면 이러겠나. 그냥 고질병이다 고질병. 완벽을 추구하고자 하는 고질병.

그러니 나도 나를 유의깊게 보고 있다. 결국 어떤 답을 내놓을 지는 인생의 결과로 봐야한다.

 

너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나도 궁금하지만, 잘 살았으면 좋겠다.